<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이 책은 벨기에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반역이라는 그림에 대한 미셸 푸코의 해설서입니다.
먼저 그림을 보시죠 가운데 보시면 파이프를 커다란 게 그려놓고 그 아래 불어가 적혀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해석하면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라는 말입니다.
파이프를 생생하게 그려놓고 그 아래 파이프가 아니라는 말을 써놓은 것이죠.
그래서 아마도 이 그림의 제목이 이미지의 반역인가 봅니다.
자 그럼 마그리트는 이 그림을 통해서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에 대해 미셸 푸코는 마그리트가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의 두 가지 전통을 깨었다고 설명합니다.
<대상을 재현하지 않은 것입니다.>
첫째, 그림이 대상을 재현하는 전통을 깼다라고 말합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을 보면 그림들이 다 대상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위의 고흐의 초상화는 자신을 보며 자신을 재현한 것입니다.
위의 그림은 파리의 거리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 그림은 뭘 재현한 것이죠?
예 떠오르는 게 없죠? 무슨 음악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죠?
이 그림은 칸딘스키의 컴포지션이라는 작품입니다.
컴포지션은 뭐 구성이라 그러기도 하고 작곡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칸딘스키는 왜 자신의 작품에다가 작곡이란 이름을 붙였을까요.
그 이유는 음악가는 음악을 작곡할 때 어떤 대상을 재현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어떤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음악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구체적인 대상을 재현하는 음악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서 마이크가 있다고 한다면 연이 마이크를 재현하는 음악이 있을 수 있나요?
예 없다고 봐야합니다~ 마찬가지로 칸디스키는 자신의 그림이 어떤 대상을 재현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림으로써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그리트도 사실상 같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좀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칸딘스키는 그림을 대상처럼 그리지 않음으로써 대상을 재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마그리트는 대상을 재현하도록 그림을 그려놓고 밑에다가 이것은 대상을 재현하는 게 아니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야 라는 글로서 이 그림이 대상을 재현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결합>
마그리트가 깬 두 번째 전통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시켰다라는 것입니다.
르네상스 이전 시대의 그림들을 보면 이미지와 텍스트가 결합된 그림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르네상스 시대 들어서 화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배제했습니다.
그림에서 말과 글을 없애버렸죠. 그림 안에 있던 말과 글은 그림의 제목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화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림 속에다가 표현을 안 하고 제목에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파울 클레의 이야기>
파워 클레 그림을 보면 텍스트를 이미지처럼 그렸습니다.
텍스트이기도 하고 이미지이기도 하고 그렇죠 텍스트 겸 이미지입니다.
근데 마그리트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결합시켰습니다.
파이프를 그려놓고 밑에서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텍스트를 집어넣은 것입니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호응 관계를 이루고 이 두 개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시각적 즐거움을 줍니다
지금이야 이미지와 텍스트가 결합된 게 자연스러웠지만 그 당시만 해도 생소했을 것입니다.
미셸 푸코는 결론적으로 마그리트가 르네상스 회화의 두 가지 전통을 깼다라고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그림과 대상을 분리시켰다라는 점
두 번째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시켰다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약간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마그리트가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라는 글씨를 적음으로 해서 이 그림이 어떤 파이프를 재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이 그림은 파이프를 재현하고 있지만 그건 실제 파이프가 아니야라고 말하고 있는 건지 약간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마그리트가 어떤 구체적인 메시지를 주려고 그림을 그렸던 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오로지 그림을 즐기는 사람의 몫일 것입니다.
<마그리트 그림의 예술적 가치>
과연 지금 설명한 두 가지 해설 그것만으로 마그리트 그림이 예술적 가치가 다 설명이 된 건가요?
그건 별거 아니었는데 그죠?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 그림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이 있습니다.
조금 더 거창하게 말해서 어떤 예술적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면 미술 작품의 예술적 가치는 과연 그 화가가 의도한 것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일까요?
그것도 다른 문제 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그리트 그림의 예술적 가치는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인가요?
이 점은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미셸 푸코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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